[5/14 라이브 (윤자동님 채널 출연) 후기] ★★★★★ - 지브로
⭐⭐⭐⭐⭐ (5/5)
강의: 260514 윤자동 채널 — 내 에이전트 비서 세팅 & 인생자동화 압축 시연
평소 자동화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직접 여러 도구를 만져 봐 왔다. Make.com으로 시나리오를 짜고, 구글 시트와 카카오톡, 노션을 엮고, 클로드 코드로 코드를 만지는 식이다. 그래서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일한다"는 류의 콘텐츠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라이브는 익숙하다고 여겼던 영역의 한 단계 위를 보여주었다. 자동화에 대한 단순 시연이 아니라, 자동화를 어떤 구조로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답에 가까웠다.
1. 시연 — 시스템이 "혼자 일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분명하게 보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노션다움님과의 즉석 통화였다. 통화를 A닷으로 녹음하고, 자동 전사된 텍스트가 아이클라우드 폴더에 떨어지자, 그 순간부터 사람의 손이 일절 닿지 않은 상태로 일이 진행됐다. AI가 전사본을 읽고 맥락을 파악해, "11월 16일 11시, 노션 오프라인 일정 참석"이라는 태스크를 노션에 만들고 캘린더에 등록했다. 종료 시각이 불분명한 부분까지 "임시 블록으로 잡았다"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이 장면이 와닿았던 이유는 단순히 자동으로 캘린더가 잡혀서가 아니다. 평소라면 통화가 끝난 직후 사람이 거쳐야 했던 일련의 인지 과정 — 들은 내용 기억하기, 캘린더 앱 열기, 날짜 옮겨 적기, 리마인더 설정하기 — 이 전부 사라졌기 때문이다. 까먹어서 약속을 놓치는 일, 가계부를 미루다 결국 안 쓰게 되는 일이 사라지는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가 비로소 구체적으로 보였다.
2. 구조 — "반복은 시스템에, 사람은 본질에"
라이브에서 미리님이 강조한 한 문장이 이 시스템 전체를 관통한다고 느꼈다. "반복은 시스템에, 사람은 본질에 집중한다."
기술적으로 핵심은 흐름을 세 단계로 분리한 것이다.
입력: 슬랙, 이메일, 문자, 카톡, 통화 전사, 음성 메모, 유튜브, 메모 등 산발적인 채널에서 데이터가 들어온다.
판단(AI): 중앙에서 한 번에 처리한다. 노이즈를 거르고, 중복을 방지하고, 무엇을 할 일로 뽑을지, 누구와 관련된 일인지 맥락을 보고 결정한다.
출력: 노션 할 일, 캘린더, 가계부, 슬랙 알림, 주간·월간 회고 등 필요한 위치에 자동으로 적재된다.
여기서 미리님이 분명히 선을 그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단순 반복 작업은 코드로 처리하고, 맥락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만 AI를 끼워 넣는다. 모든 단계를 AI에게 맡기면 토큰이 녹고 디버깅이 끝없이 늘어진다. 반대로 모든 걸 코드로만 짜면 변수가 너무 많아 예외 처리에 매몰된다. 그래서 판단 경로를 중앙 한 군데로 모으고, 그 외 입력·출력은 코드로 처리한 것이다. 이 구조 설명만 들어도 라이브에 들어온 값은 충분했다고 느꼈다.
3. 비서 vs 잡부 — 역할 분리의 설계 의도
시스템이 단일 에이전트가 아니라 계층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었다. 미리님의 환경에는 크게 두 종류의 에이전트가 있다.
집사(2명, 클로드 코드 + 코덱스):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비서 역할. 슬랙 채널에서 메시지를 받고 응답한다.
잡부(다수):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실무자 역할. 자동화 시나리오 안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고, 적재한다.
집사는 가시성을 위해 닉네임과 봇 계정을 분리했고, 잡부 에이전트들은 동일한 봇 권한을 공유하며 세션 이름으로 자기를 구분한다. 비유하자면 팀장과 실무진의 관계다. 팀장은 보고와 지시를 받고, 실무진은 등 뒤에서 묵묵히 일한다. 운영자 입장에서 "지금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설계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잡부 에이전트들이 서로 작업이 겹치는 것을 인지하고 조율한다는 점이었다. "내가 지금 A를 작업 중이니 너는 B부터 해줘", "이 방식으로 했더니 효율이 좋더라"는 식의 협업이 채팅방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분산 작업 관리의 형태에 가깝다.
4. 슬랙 연결 — 진입 장벽이 생각보다 낮다
라이브 후반부에 슬랙 봇을 만들어 클로드 코드 / 코덱스와 연결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처음 보면 영어 화면이 많고 OAuth, 스코프, 소켓 모드 같은 용어가 등장해 어렵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이거 세팅 가이드 줄게, 모르는 부분은 네가 알려줘" 한마디면 코덱스가 단계별로 안내해 준다.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은 권한 부여와 계정 인증 정도뿐이고, 나머지는 에이전트가 알아서 처리한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실무적인 통찰을 얻었다.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는 능력의 본질은 "정확한 지시"가 아니라 "충분한 권한 위임"에 가깝다. 미리님이 반복해서 강조한 표현이 "네가 해, 어떻게든 찾아서 네가 다 해"였는데, 이 한 줄에 설계 철학이 담겨 있다고 느꼈다.
5. 비용 관점 — 생각보다 합리적이다
가장 실용적인 정보 중 하나는 비용 구조였다. 미리님의 분석에 따르면, 카톡 로그 분석처럼 무거운 작업을 포함해도 클로드 맥스 100달러 요금제면 충분히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코덱스의 경우 GPT-5.5의 토큰 효율이 좋아 정액제 안에서 자동화를 돌리기에 부담이 적다고 한다. API 호출량 기반이 아닌 정액제 + 슬랙 봇 조합으로 가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텔레그램 + API 연동으로 토큰 비용을 신경 쓰며 절약하던 방식보다 훨씬 운영이 단순하다.
6. 나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라이브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클리닉 운영 환경과 계속 매핑이 됐다.
환자 예약 알림, 직원 카톡, 거래처 문자, 세무·노무 이메일, 통화 메모가 매일 사방에서 쏟아진다.
사람이 손으로 정리하는 한, 누락은 반드시 발생한다.
이미 H-OS의 일부 모듈(TenStep, Growth Partner 등)을 Make.com 기반으로 운영 중이지만, 입력 채널이 늘어날수록 시나리오가 복잡해진다.
미리님의 구조 — 입력은 분산, 판단은 중앙, 출력은 다시 분산 — 를 적용하면, 지금의 자동화 모듈들을 더 깔끔하게 재정렬할 수 있겠다는 그림이 잡혔다. 특히 통화 전사 → 폴더 적재 → AI 판단 → 노션 태스크 자동 생성 흐름은 환자 상담 메모 처리에 그대로 응용 가능하다.
마치며
무료 라이브에서 이 정도 깊이의 시연과 구조 설계 철학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자동화 도구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는 많지만, "왜 이렇게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가"를 짚어주는 콘텐츠는 드물다. 라이브를 듣고 곧장 코덱스를 설치하고 슬랙 워크스페이스를 새로 팠다. 우선 작은 단위 — 통화 전사 자동 적재 — 부터 시도해 볼 계획이다.
자리를 만들어 주신 윤자동님, 그리고 핵심 구조를 아낌없이 풀어 주신 미리님께 감사드린다. 다음 2탄도 기다리고 있다.
@미리 @윤자동 @프락